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건물 붕괴 참사로 17명의 무고한 시민이 희생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재개발 비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문흥식씨가 체포되었다.

이는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수사가 단순히 개인의 비리를 밝히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재개발 사업 전반에 만연한 구조적 비리와 안전 불감증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문씨의 체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를 계기로 재개발 사업의 전반적인 비리 구조를 밝혀내는 것이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문씨는 철거 건물 붕괴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업체들로부터 수억 원의 금품을 받고 업체 선정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가 광주 지역의 여러 재개발 현장 철거 사업에 관여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법 하도급, 공사 단가 후려치기, 공사 나눠먹기 등 재개발 사업 전반의 비리가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수사는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밝히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 사회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재개발 사업의 비리는 단순한 경제적 범죄를 넘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다.

학동 참사에서 보았듯이, 부실한 공사와 안전 관리는 언제든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수사는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개인의 비리를 넘어 재개발 사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업체 선정 과정의 투명성, 하도급 구조의 적절성, 안전 관리 체계의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특히 재개발 조합과 시공사, 그리고 관련 공무원들 사이의 유착 관계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동시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개발 사업의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업체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안전 관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며, 불법 하도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재개발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감시와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수사를 통해 재개발 비리의 고리를 끊어내고, 안전한 도시 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는 단순히 법적 처벌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안전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재개발 사업이 투기와 비리의 온상이 아닌,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건전한 사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끝으로, 이번 사건의 철저한 수사는 희생된 시민들과 그 유가족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도리이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수사를 통해 재개발 사업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안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를 근본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학동 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수사가 우리 사회의 안전 문화를 혁신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정민 기자 mintzero@g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