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전남 남해안 해역에 적조가 발생했다. 이른바 '바다의 불청객'인 적조는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남해의 고수온 주의보에 이어 적조 주의보까지 내려지면서 명절 대목 수산물 출하를 앞둔 어민들은 초긴장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예찰 조사에 따르면, 고흥군에서 여수시 보돌바다 인근 해역의 적조 생물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 코클로디니움의 개체수가 95개에서 2320개로 폭증했다. 현재 이 해역의 수온과 염분이 적조 생물의 성장에 적합한 상태여서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적조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고 수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심각한 문제다. 지난 5년간 적조로 인한 국내 양식장 피해액이 44억 원에 달한다는 점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빠른 데다 여수 해역에만 348개의 양식장이 있어 적조가 확산될 경우 그 피해가 걱정된다.

다행히 전남도가 신속하게 대응에 나섰다. '적조 대응 상황실'을 설치하고 예찰 빈도를 높였으며, 방제 장비와 황토를 확보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양식가두리 임시 대피지를 지정하고 어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조는 매년 반복되는 문제이며, 기후변화로 인해 그 빈도와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적조 발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기에 예측할 수 있어야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해양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데이터 수집,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육상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적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영양염류의 과다 유입을 막기 위해 하수처리시설을 개선하고, 농업 분야에서의 비료 사용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양식 방법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적조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거나, 생태계를 고려한 복합 양식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 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온 상승이 적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수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끝으로 어민들에 대한 지원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적조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어민들이 스스로 적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적조 문제는 단순히 환경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경제와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어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단기적인 대응과 함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과 수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이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때이다. 적조 대응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한국교통신문 kjtbn973@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