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우회전 시 횡단보도에서의 일시정지 의무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운전자들의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개정 도로교통법이 3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12일부터 차량 단속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심의 횡단보도에서는 녹색 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우회전하는 차량들이 빈번히 목격되고 있다.

이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교통 혼잡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현장에서는 보행자들이 신호를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려 할 때, 빠른 속도로 지나치는 차량들로 인해 멈춰 서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 운전자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뿐만 아니라 '건너려고 하는 때'에도 일시정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범칙금과 벌점이 부과된다.

경찰은 시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의사가 명확한 경우에만 단속하고, 그 외에는 지속적으로 계도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도조치가 실제로 운전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의문이다. 보행자의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는 기준이 모호할 수 있어, 운전자와 보행자 간의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이후 3개월간 우회전 교통사고가 17.9% 감소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이는 계도기간 동안 운전자들이 법규를 준수하려는 노력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감소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이제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반드시 일단 멈추고 좌우를 살핀 뒤 운행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는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운전자는 보행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교통법규 준수는 단순히 법적 의무가 아니라, 서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책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사회의 교통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보행자 우선의 교통문화는 선진국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며, 이는 시민의식의 성숙도를 반영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러한 변화의 길목에 서 있으며, 이를 통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도로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운전면허 취득 과정에서부터 보행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존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해야 한다.

또한, 학교에서의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하여 어릴 때부터 올바른 교통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교차로 우회전 시 횡단보도 일시정지 의무화는 단순한 법규의 변화가 아니라, 운전자의 인식 개선과 행동 변화가 동반되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정부와 경찰은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운전자의 인식을 개선하고,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교통사고를 줄이고 안전한 보행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법규 준수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한국교통신문 kjtbn973@daum.net